한미 FTA가 발족되면서 저작권에 대한 정부 및 사법 기관의 대응 수위가 높아졌다. 웹하드 등록제로 웹하드, P2P 사이트를 단속하고 토렌트 사이트 공동 고발하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통해 악의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를 유통하는 것을 막고 있다. 이와 함께 SW저작권협회 등에서 정품 소프트웨어에 대한 인식 변화와 SW자산관리의 대한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그 결과 2012년 불법복제 피해액이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단속을 통해 악의적인 유포자를 처벌하고 인식변화를 유도한 점이 효력을 발휘한 셈이다. 이런 불법SW 시장을 줄이고 청정 SW시장을 만들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지 알아보자.
임지민 기자
임지민 기자
IT강국? 불법SW도 강국
국내 SW시장은 IT강국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게 SW불법복제율이 높은 편이다. 이로 인해 2007년 3위였던 한국 IT 경쟁력 순위는 2011년 19위까지 떨어지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삼성경제연구소에서도 한국 SW 산업경쟁력은 OECD 19개국 중 14위라고 발표한 바 있다. 2009년 EIU의 IT 경쟁력 지수에 의하면 한국의 인적자원 경쟁력은 2위이나, 법적 환경(지적재산권)은 33위로 큰 격차를 보여 왔다.
소프트웨어연합(BSA)가 2011년 발표한 세계 SW 불법복제율 지표에서 한국은 세계 평균인 42%보다 약간 낮은 40%의 수치를 보이고 있다 이는 미국, 일본 등의 2배에 달하는 수치며 OECD 회원 34개국 평균인 26%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BSA와 경영대학원 인시아드는 지난 5일 95개국을 대상으로 공동진행한 결과를 통해 정품 SW를 사용하면 불법복제로 SW를 사용했을 때보다 국가적 경제 이득이 압도적으로 높다고 발표했다.
전 세계적으로 정품 SW를 1% 더 사용하면 약 80조원(730억 달러)의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는데 비해 불법복제 SW를 1% 더 사용하면 약 22조원(200억 달러)의 이익이 창출된다고 밝혔다. 정품 SW 사용이 약 4배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하는 셈이다.
전세계 동시 발표된‘경쟁력 우위 - 정품 소프트웨어의 경제적 효과(Competitive Advantage: The Economic Impact of Properly Licensed Software)’보고서에 따르면 정품 SW 사용이 1% 증가하면 국내총생산(GDP)이 약 1조6천억 원(1,451백만 달러) 증가한다. 이는 불법복제 SW 사용 1% 증가 시 발생되는 약 3천7백억 원(335 백만 달러)에 비해, 약 1조 2천 억 원(1,116백만 달러)의 경제적 가치를 더 창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정품 SW 사용 증가로 인한 경제적 효과도 조사국 중 11위로 매우 높은 효율을 보이는 국가로 조사됐다.
불법 SW 피해 6년 만에 최저...
한국소프트웨어저작권협회(SPC)가 2012년 온라인 서비스제공업체 (이하 OSP) 및 포털 총 142개 업체를 대상으로 SW 불법복제에 대한 연간 온라인 모니터링을 실시한 결과, 지난 한 해 SW 온라인 불법복제 피해금액은 약 986억 원으로 조사됐다. 이는 2011년 피해금액(약 2,140억 원) 대비 54% 감소한 것으로 2006년(670억 원)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적발된 온라인 SW 불법복제 게시물 수도 2012년 총 45,709개로 95,936개였던 2011년에 비해 52% 감소했다. 온라인에 기재되는 불법복제 SW 게시물 수도 줄고 있는 추세다.
SPC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 가장 많은 불법복제가 이뤄졌던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윈도우’의 불법복제 횟수가 작년대비 55% 감소했고, 한글과컴퓨터(이하 한컴)의‘한글’이 67%, 오토데스트의‘오토캐드’57% 등으로 주요 SW 제품들의 불법복제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불법 복제가 줄은 요인 중 하나는 2012년부터 시행된 웹하드 등록제다. 웹하드 등록제는 기존 신고제로 운영되던 웹하드 서비스를 중앙 전파 관리소와 관할 전파 관리소에 등록해야만 서비스를 할 수 있게 한 제도다.
웹하드 등록은 저작권 등록된 검색어 검색 불가, 24 시간 저작권침해 콘텐츠 단속 등 자격 요건을 갖춰야만 가능해 저작권 콘텐츠 단속이 더욱 용이하다.
이런 웹하드 등록제로 인해 웹하드로 유포되는 SW 불법복제 수가 2011년 85,097건에서 14% 감소한 34,358건으로 나타났고, 피해 금액은 약 1969억 원에서 22% 줄은 약 687억 원이었다. 반면, 포털사이트의 까페와 블로그에서 유포되는 불법 SW 수는 10,839건에서 11,351건으로 14% 증가했고, 피해금액도 약 170억 원에서 298억 원으로 22% 늘었다.
포털사이트의 까페와 블로그를 통한 불법 SW 유포는 개인 메일이나 토렌트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별도의 인증 절차가 없어 쉽게 사용할 수 있으면서도 불특정 다수가 사용해 단속이 어려운 토렌트의 경우 불법 SW 공유의 온상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5월 문화체육관광부는 토렌토 사이트에 지난 1월부터 5개월간에 걸친 대대적인 수사를 단행해, 운영자 12명과 공유정보 파일(시드 파일)을 1000여건 이상 업로드 한 41명을 저작권법 위반으로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 문체부는 현재 운영 중인 60여개 토렌트 사이트 중 활성도, 서버 위치, 시드파일 게시 건수 등을 고려해 우선적으로 10개 사이트를 수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토렌트 사이트에 대한 저작권법침해 수사로 불법 공유 안전지대로 인식돼 불법복제물 공유가 활발했던 토렌트 사이트에 일침을 가한 셈이다.
웹하드 등록제, OSP의 자정 노력으로 점차 불법 SW 공유가 줄고 있는 추세인 만큼 이런 문화부가 지속적으로 토렌트 단속에 앞장선다면 불법 SW 공유율 감소를 가속화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W 단속보단 계도가 중요
청정 SW 시장을 만들기 위해서는 불법 SW 단속과 함께 정품 SW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불법 SW 사용률이 늘어난 원인은 필요한 SW가 있을 때 구매보다는 인터넷에서 찾아 다운받아 쓰면 된다는 인식을 가진 소비자들이 많기 때문이다. 한국의 PC보급율도 높고 인터넷 속도도 다른 국가에 비해 매우 빨라 몇 분이면 무료로 다운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불법 SW 시장이 커진 이유다.
정품 SW 사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뀌지 않는 이상 단속만으로 불법 SW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무조건적인 단속보다 더욱 중요한 것이 계도다.
불법 SW 사용률이 한국의 1/2에 불과한 일본도 저작권보호와 관련된 홍보 등을 기업체 및 공공단체, 학교, 기관 등에 발송하고 꾸준한 교육을 통해 소비자들의 인식을 변화시켜왔다.또 형사적인 처벌이나 단속보다는 유통, 판매, 업로드 등 유포자에 대한 모니터링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고 있다.
SPC는 소비자들이 SW저작권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품 SW 사용의식 함양을 위해 2007년부터 초등학생 대상으로‘정품이 흐르는 교실’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문화체육관광부 SW 저작권 강사인 개그맨 안상태가 직접 진행해 아이들의 흥미를 유발하면서 서바이벌 퀴즈 형식으로 진행되는‘ 저작권 골든벨’등을 통해 어린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저작권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게 진행하고 있다.
라이선스에 대한 이해도 부족으로 불법 SW인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사용하는 경우도 문제다. 이스트소프트의‘알집’과 같은 SW는 개인용은 무료지만 기업에는 유료로 제공된다.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기업에서 사용할 경우 불법 SW 사용으로 적발될 수 있다.
SPC는 어린 아이들에게 정품 SW 사용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기 위해‘정품이 흐르는 교실’이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체계적인 자산관리 불법SW 사용 줄여
기업이 SW자산관리에 대한 중요성을 실감하지 못해 발생하기도 한다. 일부 기업의 경우 아직까지도 SW자산 관리가 아닌, 무조건적인 정품 구매에서 끝나는 경우가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하게 SW라이선스를 구매하거나, 이전 버전 제품 사용, 허용 PC 수를 초과해 사용하는 등의 라이선스 관리 미숙으로 불법 SW로 오인되기도 한다.
SW자산관리는 기업의 SW라이선스 비용을 줄일 뿐만 아니라 이런 오인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법 SW사용을 줄일 수 있다. 또 기업이 주기적인 SW자산관리를 진행해온 사실이 확인된다면 고의가 아닌 과실로 판단, 불법SW 사용에 대한 처벌도 면할 수 있다.
기업이 외부 전문 기관의 감사 및 컨설팅을 통한 통제, SW 점검용 프로그램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관리, SW관리 담당자에 의한 통제, 주기적인 직원 교육을 진행했다는 사실을 증명한다면 불법 SW를 사용하더라도 책임을 면할 수 있다.
이런 위험관리 외에도 SW자산관리를 통해 비용 절감 효과도 누릴 수 있다. SW자산관리에 전문적인 인력을 투입할 경우 SW라이선스의 사용 현황을 파악해 구매부터 폐기까지의 라이프사이클을 파악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SW라이선스 구매를 줄일 수 있고 사용하지 않는 SW라이선스를 회수 후 다른 사람에게 지급하는 등의 순환 활용도 가능하다.
SPC가 발표한 상황별 비용 지출 사례에 따르면, 불법단속 시 법적손실 금액은 120억 원, 정품 구매 시 지출 비용은 60억 원으로 1/2 가량 줄어든다. 여기에 자산 관리까지 병행할 경우 최소 20억 원까지로 줄일 수 있어 기업의 불필요한 비용을 최소화 할 수 있게 된다. 또 주기적으로 SW자산관리와 교육을 병행할 경우 정품SW 사용에 대한 사원들의 인식을 정착시키는 부가 효과도 얻을 수 있다.
SPC는 보다 많은 연령대가 자격증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확대하고,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전환해‘C-SAM’에 대한 혜택을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다.
또 라이선스에 대한 최신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면 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많은 어려움이 발생한다. 이런 사례를 막기 위해 SPC에서는 기업들을 대상으로‘SAM DB’와‘SAM 컨설팅’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SAM DB’를 통해 최신 라이선스 규정을 확인하고‘SAM 컨설팅’으로 SW라이선스 보유 현황과 관리 수준을 측정, 불시 점검이나, 설문조사, 불법복제 SW 현장 삭제 등을 통해 정확한 SW 사용 실태를 파악할 수 있다.
SPC는 자산관리 인력 양성을 위해 민간 자격증인 ‘C-SAM’을 국가공인자격증으로 전환해 혜택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지속적인 노력이‘중요’
소비자들의 SW 저작권의 인식은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디바이스가 대중화되면서 점차 변화하고 있는 추세다. 스마트폰과 태블릿에서는 유료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금액을 지불하는 구매하는 것이 당연 시 되고 있다. 이런 시각을 SW 전체로 확산시킨다면 자연스럽게 정품 SW 사용을 유도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또 기업들이 소비자의 가격 부담을 줄이기 위해 패키지가 아닌특정 기한 동안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사용하는 온라인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점도 정품 SW 사용을 활성화 시키는데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패키지와 달리 온라인 인증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불법SW 사용을 막을 수 있으면서, 가격적인 부담으로 불법SW를 사용하던 소비자들을 정품 SW 사용자로 전환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SPC와 BSA 등 SW 관련 협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기업의 자산관리의 필요성과 저작권 관리, 보호에 대한 세미나를 지속적으로 해 나간다면 SW 저작권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이 자연스럽게 전환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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