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시계를 넘어 모바일 기기와 연동되는 스마트워치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3와 함께 사용하는‘갤럭시 기어’를 출시했고, 이담정보통신의‘워치독’, 소니의 신제품‘스마트워치 2’등 많은 국내외 기업들이 스마트 워치에 집중하고 있다. 구글의‘넥서스 워치’와 애플의‘아이 워치’(미정)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손에서 손목으로 넘어가는 스마트 세상, 과연 매력적일까? 스마트 워치, 이름처럼 정말로 영리한 아이템인가?
정환용 기자
정환용 기자
작아지는 시대에서 다시 커지는 흐름
전자제품은 점점 작아질 것이라는 과거의 예측은 현재까지는 맞아떨어지고 있다. 비록 스마트폰의 등장 이후점점 작아지던 휴대전화의 크기가 액정화면의 변화로 다시 커지고 있긴 하지만, 성능의 향상과 더불어 더 넓은 디스플레이를 볼 수 있는 장점으로 휴대성이 약간 떨어지는 단점을 상쇄시키고 있어 큰 문제는 없다.
첫 스마트폰 출시 이후 이제는‘스마트폰’에서 적용될 수 있는 대부분의 기술은 구현된 상태다. 그렇다면 슬슬방향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인데, 현재 가장 뜨거운 이슈는 스마트폰의 액세서리, 그 중에서도 손목시계 형태로 스마트폰의 서브 아이템 역할을 해 주는‘스마트 워치’다. 최근 출시된 삼성전자의‘갤럭시 기어’를 비롯해 소니, 파나소닉 등 다양한 브랜드의 스마트 워치가 속속 출시되고,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더라도 블루투스로 연결할 수 있는 범용 스마트 워치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시계, SMS, 트위터, 메일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가 속속 출시되고 있다. 상단부터 소니‘SmartWatch’, 삼성‘Galaxy Gear’, 이담정보통신‘WatchDog’‘, Kreyos’, 퀄컴‘Toq’, 오메이트‘TrueSmart’.
위에 공개한 제품 이외에도 블랙베리, 구글, LG전자, 마이크로소프트, HTC, 레노버 등 스마트폰과 모바일 하드웨어를 제작하는 업체들은 저마다 스마트 워치를 제작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스마트워치는 아니지만 LG전자는 명품 브랜드 프라다와의 콜라보레이션‘프라다폰 2’를 제작하며 공식 액세서리로 휴대폰과 연동되는 시계를 출시한 바 있다. 이것이 스마트 워치의 개발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는 알려진 바가 없지만, 기능보다 디자인에서 한 걸음 앞섰던 경험으로 현재 개발 중인 스마트 워치의 퀄리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견된다.
‘ 스마트 워치’란 단어가 처음 나온 것은 생소한 현상이 아니었다. 현재의 스마트폰 연동 개념 이전에도 산악인들이 애용하는 스포츠 시계에 GPS, 방수, 칼로리 계산, 계산 등 다양한 기능이 포함돼 있었다. 뿐만 아니라 블루투스 및 무선 인터넷과 터치스크린을 활용하는 것을 기반으로 카메라, 온도계, 기압계, 크로노그래프, 지도 등 작은 스크린에서 구현할 수 있는 많은 기술들은, 이미 예전부터 시계의 특수한 기능 중 하나로 적용된 바가 많다. 이러한 시계들은 터치스크린이나 LED 디스플레이는 아니지만 해당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액정이 충실히 구현돼 있다.
아웃도어 브랜드 순토의‘Elementum Terra’시리즈. 시계의 기본 기능 외에 100M 방수, 고도계, 기압계, 3D 나침반, 크로노그래프, 상승/하강 표시 등 산악인으로서 필요한 대부분의 기능을 고루 갖추고 있다. 150만 원대의 고가로 전문 산악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스마트워치, IT 아이템으로서의 입지는?
그렇다면 현재의 스마트 워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첫 번째로 스마트폰의 보조 액세서리로서의 역할, 두 번째로 시계 본연의 기능과 입지의 변화, 그리고 제한된 배터리 수명의 활용이다. 스마트 워치는 혼자서는 소용이 없고 스마트폰과 함께 있어야 이름처럼 영리해질 수 있기에 정해진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셈인데, 지금 시점에서 스마트 워치에 열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하나씩 풀어 보도록 하자.
그렇다면 현재의 스마트 워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은 무엇일까?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 첫 번째로 스마트폰의 보조 액세서리로서의 역할, 두 번째로 시계 본연의 기능과 입지의 변화, 그리고 제한된 배터리 수명의 활용이다. 스마트 워치는 혼자서는 소용이 없고 스마트폰과 함께 있어야 이름처럼 영리해질 수 있기에 정해진 핸디캡을 안고 시작하는 셈인데, 지금 시점에서 스마트 워치에 열광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하나씩 풀어 보도록 하자.
1. 보조 액세서리로서의 스마트 워치
현재 가장 큰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갤럭시 노트 3와의 연동을 강조하며 전격 출시된 삼성‘갤럭시 기어’다. 블루투스로 연결한 갤럭시 기어는 기본 시계 화면에서 4방향 액션으로 각종 애플리케이션을 찾아 구동하고, 손목 스트랩에 배치된 카메라로 촬영한 사진을 스마트폰으로 전송할 수 있다. 또한 전화가 오면 우측 측면의 고감도 마이크와 스트랩 결합부의 스피커로 통화를 할 수 있다. 이어폰 단자가 없어 비밀스런 통화는 어렵지만 운전 중이나 양 손에 짐을 가득 들고 있을 때 등 여러 상황에선 유용하다. 전화를 받는 것 뿐 아니라 거는 것도 물론 가능하다.
처음 갤럭시 기어가 공개됐을 때의 반응은 상반되게 나뉘었다‘. 새로운 스마트웨어(SmartWare)의 개척’이라는 호평도 있었지만‘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비판도 함께 일었다. 대부분의 새로운 IT 기기가 출시 됐을 때처럼 보완이 필요하긴 하나 제품 자체는 새로운 플랫폼으로서 관심을 끌 만하다. 특히 손목에 착용하는 대표적인 액세서리인 시계로 전화 통화를 하고 사진을 찍어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등의 기능들은 차세대 플랫폼의 선봉장 역할에 충실한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로운 시도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것은‘불신’이다. 지금까지 없었던, 혹은 본격적인 접근이 아니었던 인식이 그 분야의 저변에 퍼져 있을 때는 새로운 아이템의 등장에 박수보다는 의심의 눈초리가 먼저 간다. 적어도 지금까지는 그랬다.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 도‘지금 이게 왜 필요한가’라는 대다수의 의문과 함께 소리 없이 사라진 바 있다. 스마트워치 역시 새로운 플랫폼의 출시라며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그 편의성이나 활용도는 검증된 바가 없어 객관적인 판단이 어려운 실정이다‘. 불확실한 상황에 필요한 것은 확인보
다 의심’이란 가치관을 가진 기자에게, 그래서 스마트워치는‘현재로선 필요 없는 아이템’이다.
본격적인 스마트워치 시장의 시작을 알린 삼성 갤럭시 노트 3와 갤럭시 기어.
2. 시계의 입지 변화, 스마트워치가 대안인가
손목시계가 존재감을 나타내는 것은 시간 표시와 패션 디자인이다. 산악인이나 다이버처럼 특수한 상황이 아니라면 부가 기능은 말 그대로 ‘부수적인 기능’일 뿐이다.
시계의 입지는 휴대폰이 보편화된 시점에서 이미 필수에서 서브 아이템으로 넘어갔다. 더 이상 사람들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한 것이 시계구입의 첫 번째 이유가 아니다. 시계는 이제 일종의 패션 아이템이 됐다. 시계 본연의 목적인 시간은 물론 사용자 각자의 목적에 따라 그 분류가 조금 다를 뿐이다.
기자의 학창시절에는 화려한 액정 디스플레이의‘G-Shock’가 인기였다. 그러다가 성인이 된 후에는 메탈 스트랩의 심플한 디지털 시계로 취향이 바뀌었고, 30대가 된 현재는 얇은 가죽 끈의 아날로그 시계 등 유행을 타지 않는 스타일이 대세가 됐다. 그 순서나 선호 스타일은 제각각이지만, 손목시계가 없어 지금이 몇 시인지 모르는 상황은 없는 세상이 됐다.
여기에 새로운 플랫폼인 스마트워치가 손목 액세서리에 추가됐다. 스마트워치는 휴대폰과 연동해 문자 및 메일 확인, 사진 촬영, 전화 통화 등 간단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스마트 액세서리를 표방하고 나섰다. 삼성 갤럭시 기어처럼 특정 제품과 단독 연결할 수 있는 제품부터 블루투스 네트워크로 어느 기기에나 연결할 수 있는 범용 제품으로 나뉜다. 그 종류가 아직은 많지 않아 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좁다.문제는 현재의 트렌드와 스마트워치의 현재의 기술력이 배치된다는점이다. 스마트워치의 TV광고나 홍보물을 보면, 새로운 아이템이 있어서 더욱 편리해진 세상을 표방한다. 스마트워치로 수행할 수 있는모든 기능은 스마트폰에서도 가능하다. 단지 기기의 크기를 줄이고 휴대 방식을 손에 드는 것에서 손목에 차는 것으로 방법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스마트워치를 소비자들에게 인식시키기 위한 방법을 달리해야 한다. 스마트폰의 경우, 꼭 필요하진 않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용자 경험을 공유하는 트렌드에 따라가기 위해 일반 휴대폰에서 스마트폰으로 교체하는 경우도 많았다. 물론‘카카오톡’처럼 필요에 의해 구입해야 했던 웃지 못 할 사연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스마트워치는 다르다. 시계 본연의 시간 표현과 더불어 몇몇 부가적인 기능들의 추가는 이미 예전부터 있어 왔다. 날짜, 스톱워치, 알람 등 시간 관련 기능이나 간단한 계산, 기압계, 고도계, GPS 등 시간 외적인 기능의 구현도 새로운 일이 아니다. 단지 스마트폰에서 할 수 있는 100의 일을 스마트워치에서 20~30 가량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은 가격 대비메리트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스마트워치의 디자인은 패션 아이템으로 보기에 무리가 있다.현재까지 출시된 대부분의 스마트워치는 디스플레이의 구현을 위해 베젤이 일반 손목시계보다 두껍고, 디자인도 투박하다. 전자제품의 맹점 중 하나인 방수 기능도 현재까지는 제대로 입증된 바가 없다. 결정적으로, 스마트워치는 스마트폰과 연동하지 않으면 사실상 소용없게 돼 버린다. 결국 스마트폰의 대안, 고성능 시계, 패션 아이템 등 어떤부분에서도 만족스런 결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
결정적으로, 스마트워치 전화 통화는 스피커폰인데 전화기를 손에 들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매우 유용하다. 통화 감도도 손목의 위치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나쁘지 않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손목시계를 보며 통화하는 자세는 물리적으로 매우 불편한 자세다. 지금 왼팔을 들어 시계를 보는 자세를 3분만 유지해 보면 바로 알 수 있다. 한두 시간 정도 스마트워치를 테스트해 본 기자는, TV 광고처럼 편안하게 통화를 할 순 없었다.
3. 제한된 배터리 수명, 어떻게 활용할까
현재 가장 느리게 발전하는 분야가 전원 저장 문제다. 배터리의 용량증가는 기술적 한계에 다다랐고, 현재의 추세는 배터리 용량 증가에서 기기의 전력소비효율 증가로 바뀌고 있다. 획기적인 차세대 전력 저장기술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시계 크기의 전자기기에 저축해둘 수 있는 전원은 길어야 사흘 정도라는 얘기다.
보통 전자시계는 납작한 수은 전지를 사용하는데,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까지 유지된다. 백라이트, 스톱워치 등 다양한 기능을 자주 사용하면 그 기간은 더욱 짧아지지만, 그래도 천 원이 채 안 되는 배터리 하나로 2년이 넘게 제 기능을 다한다. 스마트워치의 기능과 수준을 생각하면 전력 공급이 아쉬워지긴 하지만, 필수 아이템도 아닌 스마트 액세서리를 이 정도 불편과 비용을 감수하면서 사용해야 하는지는 의문이다.
평균 하루에서 이틀간 지속되는 스마트워치는 매번 케이블을 연결해 스마트폰처럼 충전해야 한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 해도 사흘에 한번은 전원을 공급해야 한다. 게다가 자주 사용하지 않는다면 스마트 워치를 사용할 이유가 없어지는 꼴이니, 결국 하루 한 번은 스마트폰과 함께 충전기에 꽂아야 한다는 얘기다. 매일 충전해야 하는 손목시계는, 현재의 기술력의 한계라는 배수진을 치더라도 그 필요성을 뚝 떨어뜨리는 단점이 될 수밖에 없다.
스마트워치의 현재 입지는‘호기심’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워치를 살펴보고 분석한 결과는‘아직’이다. 스마트폰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능 외에 스마트워치만 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이 값비싼 액세서리를 꼭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얼리어댑터로서 한 번 써보고 싶은 정도는 인정하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 하는 보조 액세서리로서는 가격이나 효율 모두 범용 아이템이 되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출시된 스마트워치를 살펴보고 분석한 결과는‘아직’이다. 스마트폰으로 수행할 수 있는 기능 외에 스마트워치만 할 수 있는 기능이 없는 상태에서 이 값비싼 액세서리를 꼭 사용해야 할 이유는 없다. 얼리어댑터로서 한 번 써보고 싶은 정도는 인정하나, 혼자서는 아무 것도 못 하는 보조 액세서리로서는 가격이나 효율 모두 범용 아이템이 되기까지 가야 할 길이 멀다 .
전자제품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배터리 문제는 현재의 대세인 스마트폰조차 해결하지 못한 문제다. 이 시점에서 매일, 혹은 하루 두번 충전해야 하는 스마트워치를 스마트폰과 함께 구입하는 것은 호기심을 돈 주고 푸는 행위가 될 수밖에 없다.
단독 아이템으로서의 가치와 함께 디자인의 개선, 전력 문제가 조금씩 해결된다면 스마트워치에 대한 입지는 충분히 커질 것이다. 아마 현재의 블루투스 헤드셋 정도의 보편성이 확보되기 전까지는 어려울 듯하다. 한 외신에선 애플의 스마트워치로 예측되는‘iWatch’(가제)의 출시 여부에 따라 시장의 규모가 바뀐다고 보도했지만, 시장의 규모가 기술의 성장에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PC 시장을 뒤흔든 스마트폰처럼 스마트워치가 나아가야 할 판도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손목시계? 스마트폰? 아직은 둘 다‘못’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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