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세계에만 존재해야 하는 악의 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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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세계에만 존재해야 하는 악의 집단
  • PC사랑
  • 승인 2013.11.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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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세계관을 보면 으레 주인공과 연관이 있거나, 주인공과 적대하는 가상의 기업 혹은 단체들이 존재한다. 이런 기업이나 단체들은 거의 대부분 게임의 주인공이 되는 독자 여러분들을 비롯한 게이머들에게 패배하고 좌절하거나, 심지어는 집단 전체가 주인공 한 명으로 인해 멸망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게임 속의 이야기이고, 정말로 게임에서 보여주는 그 위력 그대로 세계 규모의 악행을 저지르는 집단이 현실에 나타나면 세상이 대혼란에 빠지는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지금부터 펼쳐 놓는 게임 속의 악의 집단이 저지른 만행 이야기들을 보다 보면, 그들이 나오는 게임 이야기가‘게임이기 때문에’재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것임을 느끼게 될 것이다.
박원기 [email protected]
 
 
 
현실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기업:
엄브렐라 코퍼레이션(바이오하자드 시리즈)

1968년 오즈웰 E. 스펜서 등에 의해 설립된 다국적 기업 엄브렐라 코퍼레이션(Umbrella Corporation)은 의약품 산업을 기반으로 국제적 규모로 성장한 다국적 기업이다. 회사의 상징과 이름에 우산(Umbrella)이 들어가 있는 이유는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이 자신들의 연구 개발로 생산되는 성과물을 통하여 인류를 보호하고자 하는 취지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며,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주된 수익원이 의약품이기 때문에 겉으로만 보면 이 설립 취지는 매우 훌륭히 일치하고 있었다.

설립 이후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은 놀라운 효능의 각종 의약품 및 신약으로 연이은 성공을 거두며 국제적으로 엄청난 명망을 얻었다. 국제적인 지위도 크게 상승하면서 국제 기구들의 이사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이고 연구소가 있는 라쿤 시티는 아예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이 지배하는 별도의 국가 수준이 될 정도였다. 영세한 시골 마을에 불과했던 라쿤 시티가 인구 10만을 상회하는 공업 도시로 성장하게 된 원인이 바로 라쿤 시티에 들어선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시설들과 도시에 대한 전폭적 지원 때문이었으니 시장과 경찰마저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의 시작점이자, 비극이 시작된 저택.
 
 
하지만 불행하게도,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이 실제로 힘을 쏟은 분야는 다국적 제약회사에 걸맞은 의약품 관련 연구가 아닌, 바이러스에 대한 연구였다. 그들이 발견한 바이러스는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초기 설립자들 중 한 명인 에드워드 애쉬포드를 비롯한 수많은 인재를 죽일 정도로 위험했지만 이들은 이 바이러스에 대한 인체실험을 통해 바이러스로 양산되는 생체병기를 다수 보유하게 되었고, 바이러스의 위험성이 커질 수록 바이러스로 태어나는 생체병기 군단과 회사의 업무상 보안을 위해 만들어진 군사 조직의 힘은 더욱 강해졌다.

합법적인 제약 사업과 불법적인 생체병기 연구 활동 모두에 크나큰 영향력을 행사하던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에 균열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한 것은 1998년 라쿤 시티 교외에서 발생한 참혹한 살인사건 수사에 나선 라쿤 시티의 특수부대가 살해되면서부터였다. 살아 남은 특수부대원들이 이동한 저택은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비밀 연구 시설이었고, 그 곳에서 목격한 생체병기와 각종 괴물들에게서 기적적으로 탈출할 수 있었던 크리스 레드필드와질 발렌타인 등의 생존자들은 비밀 연구소에서 생체 병기들과 바이러스가 만들어지고 있는 끔찍한 진실을 세상에 전파하려 했다.

그러나 이미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은 사실상 라쿤 시티의 전권을 장악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미국 정부 및 언론에도 압력을 행사할 수 있을 정도의 위상을 가지고 있었고, 그로 인해 생존자들이 전하려 했던 진실은 철저히 은폐되며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위기는 수습되는 듯 했다. 하지만 얼마 후, 새로운 바이러스를 연구하던 결과를 회수하는 과정에서 엄브렐라 코퍼레이션 측은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지르고 만다. 조직 내 분쟁 과정에서 바이러스 샘플이 라쿤 시티 전역에 퍼지게 되어, 라쿤시티 전체가 좀비와 생
체 병기들이 판치는 죽음의 땅으로 변하고 만것이다.
 
라쿤 시티는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극단적 선택으로 소멸되고 말았다.

 
도시 전체가 바이러스로 오염되어 자체 보유한 특수부대로도 통제가 불가능한 상황에 이르게 되자,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은 극단적인 선택을 한다. 미국 정부를 압박해 핵 미사일 공격으로 라쿤 시티 전체를 지구상에서 아주 깨끗이 없애버린 것이다. 게다가 그런 만행을 저지르고도 모자라 이를 원자력 발전소 사고에의한 것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생체 병기와 바이러스에 대한 진실을 파헤쳐 엄브렐라를 압박하던 생존자들을 원자력 사고의 주동자로 모는 등 엄브렐라는 진상을 가리기 위해 끝까지 발악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그 동안의 참사에 대한 정보를 가지고 있던 생존자 및 제보자들을 포섭한 미국 정부가 엄브렐라의 압력을 벗어나 라쿤 시티의 소멸에 대한 책임을 물어 엄브렐라에 영업정지 명령을 내리고 법정 소송을 걸자, 엄브렐라는 본격적으로 괴멸되기 시작했다. 이후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배신자인 알버트 웨스커에게 전달받은 자료 등이 결정적 증거가 되어, 엄브렐라는 소송에서 패소해기업이 사실상 해체되고 말았고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창업주인 오즈웰 E. 스펜서 역시 자신이 그 동안 이용당했다는 사실에 분노한 알버트 웨스커에 의하여 죽음을 당했다.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가상 홈페이지는 인터넷상의 랜드마크가 되고 있다.
 
 

이처럼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은 죄의 대가로 인해 회사 조직도 없어지고 창업주도 사망하며 모조리 와해되었지만, 그 이후에도 바이오하자드 시리즈의 흐름 곳곳에서 엄브렐라가 남긴 바이러스들과 악행의 잔재들이 여전히 악영향을 떨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앞으로 바이오하자드 세계에서 엄브렐라가 다시 태어나지 않을 가능성을 전혀 배제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리고 한 가지 더 덧붙이자면, 과거 홍보용으로 만들어 놓은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의 가상 홈페이지가 인터넷의 랜드마크이자 흥미거리가 된 것은 어디까지
나 엄브렐라 코퍼레이션이 게임 속의 기업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실에 나오지 말아야 할 테러조직:
성당기사단(어쌔신 크리드 시리즈)

지금도 세계 각지에서 테러조직은 실제로 존재하며 활동하고 있지만, 사실 테러조직은 엄연히 불법을 저지르는 집단이므로 그 규모가 작든 크든 세계 평화를 위해서는 현실에 나오지 말아야 할 집단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테러조직도 아닌 가상의 테러조직을 가리켜 필자가 절대 현실에 나와서는 안 되는 집단으로 선정한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 지금부터 말하는 '성당기사단'이라는 조직이 현실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거의 모든 나쁜 사례를 보여줄 뿐만 아니라, 테러조직이 강대한 힘을 얻으면 얼마나절망적인 일들이 발생하는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사실상 전 세계를 이미 지배하고 있는 성당기사단은 자신들의 통제를 통해 세상을 안정시키고 질서를 바로잡으려는 취지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뜻에서 보듯, 성당기사단은 근본적으로 선민사상과 우월주의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들에게는 선택 받은 인간인 성당기사단과, 성당기사단이 지배해야하는 어리석은 사람들만이 존재한다. 따라서 성당기사단이 아닌 다른 사람들을 그들이 벌레나 짐승 바라보듯 하는 것은 예사이며 그들의 질서에 위협이 된다면 같은 성당기사단이라도 제거한다.

실제로 성당기사단의 과거부터 현재까지 유일한 숙적이라 불릴 수 있는 집단은 주인공이 소속되어 직접 대립하는 암살단(어쌔신단) 정도에 불과하지만, 암살단을 비롯한 다른 테러조직이 법규를 무시하는 것을 감수하고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는 것과는 달리 성당기사단은 자신들의 지위와 재물을 이용해 법과 도덕의 테두리 안에서 악한 일을 저지르기 때문에 웬만한 힘으로는 대항할 방법도 거의 없다. 성당기사단의 단원들은 자신이 정점에 서서 우매한 자들을 이끌겠다는 뒤틀린 신념을 합법적으로 실현시켰고 그로 인해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의 세계관에서는 정치가, 종교 지도자, 자산가들 중 상당수가 성당기사단의 일원이다.
 
 
체사레 보르지아는 성당기사단 내에서도 가장 암울한 지도자였다는 악평을 듣는다.
 
 
그 결과, 예로부터 강대국으로 손꼽히는 국가의 수장이나 지도자들은 물론이고, 현대에 들어서도 미국과 영국, 러시아 대통령이나 수상들 중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인물들은 거의 모두 성당기사단 단원 목록에 들어가 있다. 아무리 게임 속의 가상 이야기라지만 이런 이야기는 정말로 황당무계하기까지 해서 이런 이들이 대장도 아니고 단원 정도면 도대체 성당기사단의 권력이 어디까지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기야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에서 성당기사단에 소속되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이들 중에는 율리우스 카이사르나 칭기즈 칸처럼 전 세계에 명성을 떨치며 신처럼 추앙받는 존재들도 있고 성서에서 동생 아벨을 죽여 최초의 살인자로 일컬어진 카인은 아예 성당기사단에서 초대 멤버로 떠받들고 있으며 체사레 보르지아 같은 인물들은 아예 가장 암울한 지도자로 깎아내릴 정도의 자만심을 가지고 있으니, 그들에게 한 나라의 대통령 정도 되는 자들이 같은 성당기사단의 일원이란 사실은 그리 놀라운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게다가 성당기사단이 두려운 존재로 각인되는 진짜 이유는 성당기사단에 인류 역사를 주름잡은 인물들이나 신성시되는 존재들이 소속되어 있는 것 때문이 아니다. 성당기사단이 가진 무력이나 재력 때문에 두려움을 사는 것도 아니다. 성당기사단도 사람이 만든 존재였기 때문에 숙적으로 일컬어졌던 암살단을 비롯한 여러존재들에 의해 우두머리가 살해되거나 조직원들을 대거 잃어버리는 등 붕괴 직전의 위기를 오랜 세월 동안 수도 없이 맞았다. 그러나 그들은 그 때마다 다시 살아나 독버섯처럼 번식해 세계를 주름잡는 존재로 복귀해 왔다.
 
성당기사단은 암살단과 오랜 세월 동안 싸워 오면서도 다시 지배자의 위치로 돌아갔다.
 
 
거기에 더하여, 과거에는 성당기사단의 주요 인물들이 종교 지도자나 각 나라의 정치 지도자 등으로 위장했다면 현대에는 정치가나 종교 지도자 뿐만 아니라 조직의 한 부분을 현대의 체제에 맞는 다국적 기업으로 위장해 암살단과는 비교도 되지 않은 세력 규모를 자랑하게 되는 등, 시대에 맞게 현실적이고 체계적으로 자신들을 변화시켜 왔다. 이런 변화와 노력의 결과, 성당기사단은 현대에 이르러 다시 한 번 암살단에 의해 큰 타격을 받았는데도 세력의 우위를 내주지 않을 정도로 반석 같은 위력을 지니게 되었다. 고로, 세상의 변화에 따른 엄청난 적응력과 도저히 싹을 자를 수 없는 생명력이야말로 성당기사단이 가진 진정한 힘이라 할 수 있다.

어쌔신 크리드 시리즈를 진행하다 보면 가끔은 성당기사단도 나쁜 점만 가지지 않은 것처럼 보일 때가 있다. 법을 아예 무시하는 다른 악의 조직들과는 달리 그들은 자신들의 신념을 법과 도덕의 테두리 안에서 실현하려 하는 것처럼 보이는 존재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들의 속내를 한 꺼풀 벗겨 보면 앞서 이야기한 선민의식과 경시풍조 정도는 보잘것없게 느껴질 정도의 결정적인 문제가 있다. 바로 정상적인 국가나 집단이라면 어느 곳이나 보장하는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안정과 평화, 질서와 같은 대외적 목표 때문에 자유를 제한하는 것이라면 일말의 고려가 가능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들은 그들의 이상뿐만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사적인 욕구를 위해 성당기사단이 아닌 존재들이 자유를 가지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물론 사람의 성향은 여러 가지가 있기 때문에 필자처럼 성당기사단을 혐오하는 사람만 있는 것도 아니고, 성당기사단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집단이 온 세상의 모든 권력을 잡고 있다 해도 별다른 거부감을 느끼지 않고 오히려 잘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인간에게 자유와 권리가 주어지지 않은 삶이라는 것은 역사의 여러 이정표가 말해주듯 정말 비참하고 절망적인 삶이고, 누군가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음을 맞이해도 보호해 줄근거가 없어지는 삶이다. 그런 삶이 다시 세상에 찾아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면, 성당기사단이 이 세상에 나타나기를 바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실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수용소:
아캄 수용소(배트맨 게임 시리즈)

만화, 영화, 그리고 게임으로 여러 차례 만들어진 배트맨 시리즈의 세계관에 등장하는 아캄 수용소는 명목상 고담 시티에 있는 범죄자 재활 센터로서 범죄자들을 수용해 정신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재활을 도우며, 퇴원이 확정된 범죄자들에게는 직장과 거주지를 알선해 주는 등, 범죄자들의 교화와 사회화를 위하여 만들어진 시설이다. 원작이 무엇이냐에 따라 이 수용소를 설립한 사람은 달라진다. 어떤 콘텐츠에서는 브루스 웨인이나 그의 아버지가 세웠다고도 하고, 어떤 콘텐츠에서는 아마데우스 아캄이라는 사람이 세웠다고도 하지만, 그다지 중요한 것 같지는 않다.
 
 
이런 수용소의 모습을 보고 불길하지 않다고 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안타깝게도, 사회에서 벌어지는 안 좋은 일들이 으레 그렇듯 아캄수용소의 안에서는 설립 의도에 반대되는 아주 위험하고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아캄 수용소가 아무리 좋은 의도를 갖고 지어졌다 해도 매우 위험한 곳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암시하는 단서를 먼저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우선, 수용소의 이름인 '아캄'(Arkham)부터 문제가 많다. 이 이름의 어원은 러브크래프트의 크툴루 신화 속에서 발생하는 끔찍한 일들의 주무대가 되는 마을 이름인 아캄을 그대로 따 붙인 것이다. 미신 같은 생각일지 모르지만 이름의 뜻을 알고 보니 불길할 수밖에 없는 것은 분명하다.

다음으로 수용소가 위치한 입지 조건도 매우 좋지 않다. 보통 범죄자를 다루는 수용소는 도시 등과 떨어진 곳에 지어진다. 왜냐하면 기존의 사회에 존재하는 환경 부작용에서 대상을 일정 정도 격리할 필요가 있고 보통 사람들이 사는 번화한 거주지나 도시 역시 수용소 시설과는 일정 정도 떨어질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캄 수용소가 들어서 있는 곳은 범죄가 밥을 먹고숨을 쉬는 것만큼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공간인 고담 시다. 범죄와 격리되어도 모자랄 판에, 범죄와 범죄자들이 바로 가까이에서 판치는 고담 시가 범죄자들의 재활에 도움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캄 수용소에서 재활을 거친 범죄자가 나가자 마자 다시 범죄를 저지르게 되는 데에는 이런 환경 요소도 한 몫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의 문제를 합쳐 놓은 것보다 몇천 배 더 큰 문제가 있다. 아캄 수용소에 드나드는 인물들의 면면이 하나같이 범상치 않은 것이다. 분명히 범죄자들의 재활과 교화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하는데, 개심할 여지가 있는 범죄자들이 아니라 수십 번죽었다 깨어나도 절대 개심하지 않을 것만 같은 악의 화신들이 아캄 수용소에 바글바글한 것이다. 수용소 안에 조용히 있을 만한성격도 아니고 그럴 의도는 손톱만큼도 없는 자들이 수용소 안팎에서 별의별 문제를 다 일으키니 아캄 수용소가 제 기능을 할리가 없는 것이다.
 
 
사실, 아캄 수용소에 조커가 들어와 있는 것만으로도 매우 잘못된 것이다.
 
 
아캄 수용소에 드나드는 인물들 중에는 이른바 배트맨의 3대 숙적인 리들러, 투 페이스, 조커를 비롯하여 도시 규모를 넘어서서세계, 우주 규모의 활동 영역을 자랑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악한들이 즐비하다. 이들 중 한 명만으로도 고담 시를 아주 끝장내 버릴 정도의 재앙을 몰고 올 수 있을 정도인데, 이런 악한들이 줄잡아 수십 명 이상일 정도라면 그 분위기는 두말 할 나위가 없을 정도다. 아캄 수용소에서 직원이 인질이 되거나 살해되는 일은 중요한 화제거리조차 되지 않으니, 그것만으로도 할 말을 잃을 정도다.

폭동이 일어나 수용소가 수감 생활을 하는 악한들에게 점령되는 일도 자주 있고 수용소에 수감된 악인들이 탈옥을 외출 수준으로 여길 정도로 보안도 취약하다. 이런 형국이니 당초 목표로 삼았던 범죄자나 악한들을 수용하거나 교화하는 기능은 아예 상실한 지 오래고, 상대적으로 멀쩡한 편이었던 경범죄자들이나 수용소 근무 직원들이 수감자들을 따라 세계적 악당이 될 정도로 수용소 전체가 타락하고 말았다. 이런 상황에서 수용소를 통제하고 문제 발생 시 지원을 요청해야 할 아캄 수용소의 소장마저 해리성정체감 장애로 보이는 정신질환을 앓으며 수감자들을 살해하는 범죄자가 되었으니 암울해도 이처럼 암울한 곳이 있을까 싶다. 만일 배트맨이 없었다면 아캄 수용소는 세계 멸망을 불러일으킬 근원지가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아캄 수용소가 무대가 되는 배트맨 시리즈 게임들을 플레이해 보면, 아캄 수용소가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 공간이며 거기에 수용된 악한들 역시 얼마나 제정신이 아닌지를 아주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배트맨의 상대가 되는 악한들은 도저히 갱생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그들이 점령한 수용소는 악당들의 아지트나 MMORPG의 지하 던전처럼 변하고 말았다. 젊은 부호 브루스 웨인의 신분으로 숱한 여성들을 홀리면서 신체 능력이나 초능력이 아닌 돈으로 개발한 장비를 사용해 히어로로 활동한다는 이유로 안티 팬까지 생겼던 배트맨에 대해 배트맨 시리즈 게임을 플레이하며 측은한 기분까지 들었다는 감상평이 나올 정도로, 게임 속의 아캄 수용소는 절망적인 공간이다.
 
배트맨이 아니었으면 아캄 수용소의 혼란은 세계를 집어삼켰을지도 모를 일이다.
 
 
 
현실 생활에서도 범죄 관련 프로그램을 보면 범죄자들이 교도소에서 새로운 범죄를 배우기 때문에 출소자들의 재범률이 높아진다는 소리를 할 정도인데, 범죄의 극한을 몸소 보여주는 자들의 아지트로 변해 버린 아캄 수용소가 세상에 나타나면 어떤 일이 펼쳐질까?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이 될 것이 너무도 분명해서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을 것이다. 아캄 수용소는 연봉을 얼마를 준다해도 절대로 가서는 안 되는 직장이고, 죄를 지었더라도 절대 들어가서는 안 되는 곳이며, 현실 세계에 나타나서는 안 되는 수용소로 불리기에 부족함이 없는 곳이다.
 
 
 
현실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종교:
유니톨로지(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서기 2214년경, 칙술루브 크레이터 중앙부에서 해당 지역 원주민들이 '악마의 꼬리'라고 부르는 검은 색의 뾰족한 돌이 나선형으로 얽힌 모습을 지닌 신비한 외계 유물이 발견되면서부터 재앙은 시작되었다. '블랙 마커'로 명명되는 그 외계 유물은 약 20미터 정도 크기의 단단한 돌로 만들어져 있었고 인간의 언어와 전혀 다른 문자가 새겨져 있었으며 흠집을 내도 얼마 후 없어지는 기이한 유물이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블랙 마커는 크레이터가 만들어진 시기에 추락한 물건이며, 표면의 문자와 마커의 생김새는 어떤 생물체의 DNA를 상징하는 것으로 추측되었고 마커의 주변에 다다른 사람들에게는 정신 이상 등의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 발견되었다.

발견 직후 지구 정부는 블랙 마커에 대한 정보를 숨겼지만, 인류학자 마이클 알트만의 폭로로 블랙 마커의 존재가 세상에 드러났다. 폭로 이후 알트만은 지구 정부에 의해 곧 암살되며 비밀이 그대로 묻히는 듯 했지만 알트만의 죽음이 알려지자 그의 추종자를 자처하는 이들이 급격히 늘어나게 되고, 얼마 후에는 추종자들을 중심으로 종교 집단의 성격을 띤 무리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교단'이라 자처하는 유니톨로지 신도들은 블랙 마커의 정보를 획득하기 위해 정부를 상대로 대립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 등공격적인 행보를 보였고 지구 정부의 탄압 아래에서도 유니톨로지는 교세를 넓혀 나갈 수 있었다.
 
 
 
알트만을 찬양하는 유니톨로지 교단의 로고. 그러나 진실은 가증스럽기 이를 데 없다.
 
 
그리고 약 200년 후,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이야기가 시작될 시점에는 유니톨로지 교단은 더 이상 정부의 탄압을 받지도 않았으며 사이비 종교로 취급 받는 일도 없어졌다. 유니톨로지는 정치, 사회, 경제, 미디어 등에 수많은 신도를 보유하며 종교계는 물론 정계와 재계의 상당 부분까지 잠식한 10억 명 규모의 절대적 조직으로 탈바꿈하였고, 지구 외의 다른 행성과 우주 정거장에도 교세를 확장하게 되었다. 유니톨로지 교단은 블랙 마커를 창조주의 메시지와 상징물로 믿고 있고, 세상에 블랙 마커와 관련된 정보를 최초 폭로한 알트만을 예언자로 추종하며 블랙 마커 모양의 상징물과 함께 알트만을 찬양하는 문구를 그들의 상징으로 내세웠다.

유니톨로지의 목표는 교단의 힘으로 인류의 갈등을 없애 모두의 마음을 하나로 묶는 것이었고, 인류가 겪는 세속적인 죽음 이후 ' 통합'이라는 과정을 통해 더 강력하고 영구한 공동체로 부활한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사이비 종교답게 유니톨로지의 이런 이상에 접근하는 교인이 되려면 교단 내에서 계급을 올려야 했고. 교단내에서 통합의 역할을 담당할 만큼 계급을 올리기 위해서는 이른바 '시련'이란 명목으로 집안을 거덜 낼 정도의 재산 기부와 열성회원으로서 받아야 할 정신적 교육 등의 여러 가지 조건을 만족시켜야 했다.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종교가 본래 그러하듯 유니톨로지 속에도 허울 좋은 이상 아래 피라미드 판매를 떠올리게 하는 속물적인 체계가 숨어 있었던 것이다.

교단은 '통합'의 명목으로 신도의 시신을 부패하지 않도록 엄중하게 보관하며 신성시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대외적인 치장에 불과했다. 죽은 신도들의 시신은 신성한 대상이 아니라 그들이 말하는 '통합'의 재료이며, 그 '통합'은 마커의 영향력 아래 모두를 네크로모프로 만들어 목표로 하는 행성 안에서 네크로모프 이외의 생명체를 멸망시키는 것이기 때문이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의 이야기를 모르는 이들이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제정신이 아니라고 할 지모르겠지만, 그 말이 맞다. 블랙 마커를 비롯한 마커들은 시체들을 변이시켜 네크로모프로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디멘시아를 일으켜 사람들을 제대로 된 정신으로 유지할 수 없도록 만들고 사람들을 마커의 의도대로 조종해 왔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유니톨로지 교단 역시 블랙 마커의 계획에 따른 소모품일 뿐이다.
 
유니톨로지 교단도 결국 블랙 마커에 의해 조종당해 생긴 소모품에 지나지 않는다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에서 갖은 고생을 겪는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가 만난 유니톨로지 신도들이 하나같이 광기에 띤 모습을 보이고 아이작 클라크도 디멘시아에 의하여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 과연 유니톨로지와 블랙 마커가 지배하는 세상에 제정신인 사람이 몇이나 있을지 의문이 들 정도다. 아니, 애초에 유니톨로지 교단에 의해 예언자로 칭송받는 마이클 알트만도 실제로는 유니톨로지 교단과 아무 관련이 없었으며 단지 블랙 마커를 연구하는 과학자였지만, 그가 블랙 마커가 조종하는 대로 '통합'을 준비하는 무리들에 의해 참혹하게 살해된 것을 생각하면 유니톨로지 교단의 열성적 신도 치고 제정신인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알트만은 최후를 맞기 직전에 자신의 이름이 교단에 의해 이용당할 것을 예고받고 정신이 반쯤 나간 상태에서 숟가락 하나만을 받은 채 네크로모프에게 먹잇감으로 던져졌고, 그 최후는 교단 최초의 순교자로 위장되었다. 이처럼 죽어서도 능욕을 당하고 있는 알트만의 이름과 제정신이 아닌 교단의 교리를 보면, 유니톨로지 교단의 행동이 어떤 결말을 가져올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그리고 유감스럽게도 유니톨로지 교단은 블랙 마커의 의도대로 통합을 거의 이루고 말았다. '통합'을 위해 불러들인 거대 네크로모프들로 인해 지구는 행성 크기의 거대 네크로모프들로 뒤덮였고, 지구와 인류는 그들의 먹잇감이 되어 멸망 일보직전까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네크로모프들에 의해 닥쳐온 인류 멸망의 위기, 과연 결말은 어떻게 될 것인가?
 

언뜻 생각하기에 우주 개척시대가 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달하게 되면 사이비 종교의 교리는 우월한 과학기술 속에 유치한 말장난처럼 해석되기 쉬워서 설 자리가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사람은 이성과 감성이 공존하는 인격체이므로 황당무계한 교리가 사람들의 마음에 파고들 여지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교만한 것이며, 데드 스페이스 시리즈 세계관의 유니톨로지 교단처럼 정부와 기업 등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한 집단이라면 오히려 사이비 교단의 교리를 퍼뜨리는 일은 손바닥 뒤집기만큼 쉬울 수 있다. 그들이 말하는‘통합’으로 어떤 사이비 종교보다도 많은 사람들을 죽였을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유니톨로지 교단은, 당연히 현실에 절대 나타나지 말아야 할 집단이다.
 
 
 
현실에 나타나지 말아야 할 교육기관:
키보가미네 학원(단간론파 시리즈)

키보가미네 학원은 일본 최고의 고교생들만을 뽑아 양성하는 5년제 교육기관으로, 마치 대한민국에서 특정 대학을 들어가면 그대학의 이름을 걸고 있는 것만으로도 인생이 성공한다고 하는 것처럼 단간론파 시리즈의 세계에는 키보가미네 학원의 학생이 되는 것만으로 인생의 성공은 떼어놓은 당상이 된다. 다만 이 학원에 입학하는 데에는 매우 특이한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는데, 이른바 초고교급(超高校級)이라 불릴 정도로 한 가지 분야에 뛰어난 재능이 있어야 하고 학원에서 입학생들이 가진 재능을 연구하는 데에 적극적으로 협조해야 하는 것이다.
 
겉보기야 어떻게 생겼든, 초고교급 재능을 가진 이들만이 입학하는 키보가미네 학원
 
 
고등학생이 가진 재능이라 하면 보통 공부에 연관된 과목별 재능을 생각하겠지만, 키보가미네 학원에서 말하고, 또한 연구 대상으로 삼는 재능은 그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문학, 수영, 야구 등의 인문, 예체능 계열 재능을 가진 이들을 재능으로 인정하는 것은 물론이고 점술, 도박, 폭주족, 패션, 폭력배 등의 보통의 교육기관에서는 공식적으로 재능이라고 인정하지 않거나, 범죄행위에 준하는 행동을 해도 재능으로 인정받아 학원의 연구 가치를 지니게 되어 입학이 허용된다. 하다못해, 학원 측에서 전국의 고등학생들 중 한 명을 추첨해 당첨된 학생에게는‘초고교급의 행운’이라는 재능이 인정되어 입학을 허락 받기도 한다.

여기에서 자연스럽게 한 가지 의문이 들게 된다. 바로‘학원 설비들을 운영하는 데에 드는 돈은 과연 무엇으로 충당하는가?’라는 의문이다. 키보가미네 학원은 입학한 학생에게 개인 기숙사를 포함한 최고의 대우와 시설을 제공하는데, 초고교급 재능으로 뽑힌 학생들을 매 년 뽑는다고 해도 그 수는 대략 수십 명에서, 많아야 백여 명 정도로 매우 한정될 수밖에 없다. 이런 소수의 학생들에게 학원의 운영비를 모두 충당하게 할 만큼 엄청난 등록금을 받는다면 제아무리 성공이 보장된다 해도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하고 싶을 리 없고, 기업의 후원을 받는다 해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재정 자립을 위해서는 뭔가 획기적인 방법이 필요할 수밖에 없고, 고심 끝에 키보가미네 학원 측에서 선택한 방법은 학원내에‘예비 학과’라고 불리는 별도의 교육 기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학원의 명성이 드높은 것을 이용해, 돈이 얼마가 들어도 좋으니 키보가미네 학원에서 자녀들이 교육을 받도록 하려는 부모들에게 엄청나게 비싼 등록금을 받고 입학 자격을 준 것이다. 제도만 놓고 보면 일부 국가에 존재하는 기여입학제와 비슷해 보이지만, 그 속을 뜯어 보면 키보가미네 학원의 예비 학과가 기여입학제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나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키보가미네 학원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학생들의 재능을 연구하는 것이다. 보통의 교육기관이 명목상으로라도 학생들의 인성과 품성을 목표로 삼고 외부에 내비치는 것과 달리, 키보가미네 학원은 학생들의 인격적, 인간적인 부분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래서 예비 학과에 입학한 재능이 없는 보통 학생들은 정규 학생들과 격리되어 관리되며, 교육 과정이나 처우 등에 있어서도 본과 학생들과 차별을 받았다. 게다가 본과 학생들중에도 예비 학과 학생들을 재능이 없다는 이유로 차별하거나 멸시하는 일이 많았다.

돈은 돈대로 내면서, 학원이 목표로 삼는‘재능’엔 아예 접근할수 없는 불합리한 상황에 놓인 예비 학과 학생들은 학원 측에 불만을 나타내는 집단 행동을 하기 시작했고, 그 행동은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예비 학과와 본 학과의 차별대우에 의한 불만으로 인한 혼란이 커져 가자, 병적으로 재능에 집착하는 학원의 시스템과 그에 대한 불만을 교묘하게 이용해 세상을 멸망에 빠뜨려는 집단이 형성되었다. 자신들을 '초고교급의 절망'이라 칭한 그들은예비 학과 학생들의 움직임을 이용하여 학원 밖의 세상에 세계적 규모의 폭동을 일으켰으며, 키보가미네 학원의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소수만 남기고 모두 죽여 버렸고 폭동에 이용된 예비 학과 학생들 역시 모두 죽음을 맞이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살아 남은 학원생들에게는 더 잔인한 짓을 하고 만다. 기억을 조작해 그들 사이에 살인 게임을 벌여 서로 죽이고 죽도록 만든 것이다. 생존자들의 절망적인 모습을 통해 남은 희망마저없애 버리며 자신들의 병적인 쾌락을 만족시킬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비록 초고교급의 절망들이 만들어 낸 두 번째 살인 게임은 성공하지 못해 생존자들이 학원을 탈출할 수 있었고 다른 '초고교급의 절망'들을 갱생시킬 여지도 만들 수 있었지만, 키보가미네 학원에 의해 이미 벌어진 세계적 혼란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나중에 밝혀진 것이지만, 키보가미네 학원의 진짜 목적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재능을 주입시킨 사람을 만드는‘초고교급의 희망’프로젝트를 완수하는 것이었다. 재능이 곧 인류와 학원의 희망이라고 일컫는 키보가미네 학원에서는 학원과 인류에게 희망이 될 존재를 만들어 내기 위해 그런 프로젝트를 벌였다고 하지만, 철저히 비인간적인 키보가미네 학원의 목표는 결국 모두를 파멸로 이끌고 말았다. 교육(敎育)이라는 것은 엄연히 사람을 가르치고 기르는 일인데, 사람을 가르치고 기르는 것을 등한시한 채 '재능'에만 집착하고, 사람에게 뇌수술을 통해 재능을 억지로 주입시키는 짓도 서슴지 않는 곳을 과연 교육기관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게임 속이라 망정이지, 실제로 세상에 존재하면 희망을 만들기는 고사하고 절망을 퍼뜨리고도 남을 키보가미네 학원은 이 세상에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될 교육기관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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