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리포트나 쓰던 키보드로 소환사의 협곡에서 버틸 것인가.
예전부터 존재했던 기계식 키보드지만, 최근처럼 각광받았던 때가 없었다. e-스포츠의 저변 확대로 프로게이머들의 입지가 확고해지고, 팬들은 환상을 가지고 그들을 바라보고 응원한다. 프로들은 자신의 손에 가장 잘 맞는 장비를 선택하게 됐고, 과거 볼 마우스부터 고가의 기계식 키보드까지 다양한 제품들이 재조명되기 시작했다. 수요와 공급은 함께하는 법. 비싸게는 20만 원이 넘는 장비들도 일반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끌기 시작하며 몇몇에 불과했던 게이밍 기어 브랜드는 급격하게 불어나고 있다.
게이밍 기어의 가장 기본적인 구성은 키보드 + 마우스다. 물론 대부분의 브랜드들이 전용 마우스패드, 번지, 헤드셋 라인업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많다. 어떤 제품은 마우스패드만 10만 원 가까이 해 ‘저런 것까지 필요하냐’는 반응이 있기도 하지만, 프로게이머 만큼이나 1mm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들에게 고급 장비는 낭비가 아니라 투자다. 여성들의 쇼핑이나 게이머들의 장비 구입은 별반 다를 것이 없다는 뜻이다.
독일 출신의 브랜드 락캣은 국내에선 아직 인지도가 높지 않지만, 제목에 타겟을 기자로 잡았을 정도로 마음에 쏙 든 제품들이다. 최대 8200DDPI까지 빨라지는 ‘KONE pure’ 마우스와 손목 보호패드가 포함된 전용 마우스패드 ‘Alumic’의 조합도 좋다. 그러나 기자의 눈에는 풀 LED 백라이트를 적용한 적축 기계식 키보드 ‘Ryos MK pro’가 눈에 쏙 들어왔다. 원래 기계식 키스위치 중 가장 좋아하는 건 청축이지만 특유의 소음 때문에 평소 적축을 사용해 왔던 것도 있다. 어차피 기계식 키보드의 반응 속도와 성능은 보장된 바 있고, 락캣의 제품 퀄리티도 만족스런 수준이었기에 선택에 있어 다른 메리트가 필요했다.
Ryos는 키 하나를 누를 때마다 LED가 따라오듯 점멸하는 특이한 점등 패턴을 제공한다. 기본 세팅에서 12개의 펑션 키와 WASD 키, 방향키, 좌측 5개의 매크로 키에는 불이 들어와 있다. 이 키들은 누를 때 잠시 푸른 빛이 꺼졌다가 켜지는 반대 형식이고, 나머지 키들은 모두 입력할 때 LED가 따라오듯 점멸한다. 매우 사소해 보일 수 있지만, 게임과 관계없는 요소에도 창의력을 발휘했다는 점은 높이 살만하다. 20만 원이 넘는 가격만이 아쉬울 뿐이다.
smart PC사랑 |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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