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으로 음식을 주문하는 배달 앱의 사용자 수가 늘고 있다. 지난 3월 ‘배달의민족’ 사용자 수는 150만으로 소폭 상승했고, ‘요기요’는 114만 명으로 2월 대비 약 10% 가량 하락했다. 전체 이용자 수는 배달 앱의 등장 이후 꾸준히 늘고 있다. 특히 배달의민족 앱은 영화배우 류승룡을 채용한 TV 광고로 서비스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그러나 이용자와 달리 판매업체들의 입장은 다르다. 많은 고객들이 찾는 치킨집의 경우 결제금액의 11%에서 많게는 20% 정도가 수수료로 빠져나간다. 배달 앱을 통한 결제가 전체 주문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매장의 경우, 매출액이 늘어도 수익은 변함이 없다고 한다. 매출이 앱 서비스 이전과 비슷하다면 오히려 수익이 줄어드는 셈이다. 경쟁 업체들 때문에 배달 앱 등록을 안 할 수도 없다는 자영업자들은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제품 가격을 조금씩 올릴 수밖에 없다고 해명한다.
기존 월정액제로 이용할 수 있었던 배달 앱들이 사용자 수가 많아지며 건당 수수료를 취하는 방식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SBS에서 취재한 결과, 13,000원짜리 치킨 한 마리를 판매했을 때 얻는 수익이 기존의 4천 원에서 2천 원이 배달 앱 수수료로 빠져나간다고 보도했다. 순수익의 절반이 배달 앱 수수료로 빠져나가면, 이를 보전하기 위해 주문 수가 두 배로 늘던가, 아니면 원가를 줄일 수밖에 없다. 이 보도에서 배달 앱 업체는 “전단 홍보보다 비용이 저렴하고, 주문 당 비용을 계산해 보면 배달 앱이 훨씬 효율적인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위 내용은 지난 2월 배달의 민족 김봉진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남긴 내용이다. 김 대표는 앱 내 바로결제를 하면 15,000원 판매에 수수로가 1,900원 가량 붙는 반면, 전단지를 활용하면 같은 판매금액에 5천 원의 홍보비용이 발생한다고 언급했다. 개발사 (주)우아한형제들은 "'주문 한 건에 전단지 100장'은 회사 내부에서 실시한 자체 조사를 통해 통계를 낸 수치"라고 밝혔다. 더불어 앱 내 마일리지를 쌓아 재주문을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미 소비자들에게는 '쿠폰'이라는 익숙한 시스템이 정착돼 있다. 결국 차세대 주문 시스템을 업체에 팔고 있는 것인데, 이것이 업체의 매출보다 제품 가격의 상승과 품질 저하로 이어질 위험을 더 크게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이는 기존의 신용카드 수수료 차등 적용 사태와 비슷하다. ‘편리한’ 것은 맞지만 이는 소비자들에게나 적용되는 것으로, 판매업체에는 할 수도, 안 할 수도 없는 양날의 검과 같다. 기존의 판매 수익구조에 한 업체가 더 끼어들어 유통마진을 가져가는 용산의 중간 유통업체와 다를 바 없는 것. 결국 배달 앱이 많은 가입자와 방문자를 유치했다며 수치를 공개하고 유명 배우를 채용한 TV 광고에 수십억 원을 투자하면, 나머지 가격 인상의 부담은 고스란히 판매자와 소비자가 떠안을 수밖에 없다.
네티즌들은 이에 대해 “단골 집은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면 된다”거나, “지도 앱으로 검색해서 주문하자”는 등의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smart PC사랑 | 정환용 기자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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