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CPU와 잽싼 SSD, 어느 쪽이 좋을까
조립 PC를 구성하는 것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한 점이 많다. 특히 가용 자원이 한정됐을 때 ‘머리를 굴려’ 사용자의 실사용 용도에 부합하는 견적을 뽑아내는 것이 가장 닮았다. 가성비가 좋은 제품들을 하나하나 짜 맞춰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한의 성능을 뽑아내는 것은 굉장히 재미있는 일이다.

최근 조립 PC를 구성할 때 고성능 CPU와 SSD 사이에서 고민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한정된 자원으로 PC의 자존심인 고성능 CPU를 선택하고 용량 대비 저렴한 하드디스크를 장착할 것인지, 아니면 CPU 급을 낮추더라도 빠른 액세스 속도를 자랑하는 SSD를 선택할 지에 대한 고민이다. CPU나 SSD나 시스템 속도에 관여하는 것은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중요한 부품들인데, 이 중 어느 쪽에 우선순위를 둬야 할까?

선수 입장
이번 기획에 사용된 CPU는 i5 4670과 G1830이다. i5 4670K는 쿼드 코어 3.4GHz에 배수 오버클럭이 가능하다. 가격은 5월 14일 기준 G마켓 최저가 254,990원이다. G1830은 듀얼 코어 2.8GHz며, 가격은 i5 4670과 동일한 조건으로 36,190원이다. 가격 차이가 거의 7배에 달한다. 성능도 일단 코어 수가 쿼드 코어, 듀얼 코어로 차이가 나며, L3 캐시도 6MB와 2MB로 3배 차이난다. 내장 그래픽도 인텔 HD 4600과 인텔 HD 그래픽스로 상당히 차이가 나는 편이다.

	i5 4670K	셀러론 G1830
코어 형태	쿼드 코어	듀얼 코어
동작 속도	3.4GHz(터보 부스트 3.8GHz)	2.8GHz
L2 캐시	256KB x 4	256KB x 2
L3 캐시	6MB	2MB
GPU	인텔 HD 4600	인텔 HD
GPU 코어 속도	1,200MHz	350MHz
설계전력	84W	53W
제조공정	22nm	22nm

저장장치는 SSD 실리콘파워 Velox V55 120GB와 HDD 시게이트 ST3500320AS(500GB, 7200RPM)가 사용됐다. 4K 속도는 물론 랜덤 읽기·쓰기 속도까지 무엇 하나 하드디스크가 이길 수 있는 게 없다.

▲ 실리콘파워 Velox V55 120GB

▲ 시게이트 ST3500320AS(500GB, 7200 RPM)

테스트 PC 사양

메인보드 ? ASUS Z87-PRO
RAM ? G.SKILL 8G DDR3 17000 CL9 ARES(4G x 2)
파워 ? 잘만 ZM-700GLX
운영체제 ? 윈도우 8.1

부팅 속도 테스트

▲ 부팅 속도는 셀러론과 SSD 조합의 압승이었다. 부팅 시간 14초와 50초면 36초 차이인데, 체감 속도는 하늘과 땅 정도다. 특히 SSD로 부팅한 직후, HDD 시스템으로 돌아가게 되면 넓은 마음과 인내심을 기를 수 있다.

인터넷 실행 속도 테스트

▲ PC 부팅 후 안정된 상태에서 익스플로러를 틀어 네이버 메인화면이 뜨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했다. 셀러론 시스템은 1초도 되지 않아 순식간에 떴지만, i5 4670K 시스템은 6초로 조금 기다려야 했다.

포토샵 실행 속도 테스트

▲ 익스플로러 실행과 동일한 조건으로 포토샵 CS6을 실행하고 메인 화면이 뜨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했다. 셀러론 시스템은 3초 만에 떴지만, i5 4670K 시스템은 12초로 9초 더 기다려야 했다.

게임 실행 속도 테스트

▲ 피파 온라인3로 웹페이지에서 게임을 시작한 후 넥슨 로고가 뜨기까지의 시간을 측정했다. 로딩 속도는 딱 두 배 차이났다. 그러나 실행 속도가 빠를 뿐 게임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 팀 선택 화면까지 이동하면, 당연하지만 내장그래픽이 훨씬 뛰어난 i5 4670K의 압승이다.

압축 성능 테스트

이번 기사에서 가장 흥미로운 압축 속도 테스트다. 압축 프로그램은 멀티 코어를 지원하는 반디집이 사용됐다. 압축 대상은 윈도우 폴더 내의 SYSTEM32 폴더다.

▲ 시스템32 폴더는 4.68GB에 파일 14,863개를 갖췄다.

▲ i5 4670K의 승리다. i5 4670K는 2분 35초로 G1830의 4분 54초에 비해 1분 19초 빨랐다.

▲ 압축 해제 당시의 i5-4670K의 CPU 이용률. 멀티 코어가 제대로 구동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이에 반해 코어 수가 2개 부족하고 코어 클럭마저 낮은 G1830은 압축 테스트에서 i5-4670K의 상대가 되지 못했다.

▲ 압축 해제는 다시 G1830 + SSD 시스템이 우세했다. 압축 해제시 CPU 의존률은 그다지 높지 않아 SSD를 장착한 G1830이 더 유리했던 것이다.

마치며
기본적인 작업들에서는 셀러론 G1830 + SSD 조합이 i5 4670K + HDD보다 더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체감성능 향상에는 SSD만한 것이 없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i5 4670K의 성능을 G1830이 따라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게임 로딩 속도는 SSD 시스템이 더 빠르지만, 실제 게임 성능은 i5 4670K가 압도한다. 영상 편집 등의 CPU 성능이 필요한 작업에서도 두 CPU간의 간격은 확연하다. 결론은, 용도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 고사양 게임이나 영상 편집 등의 무거운 작업이 주가 된다면 CPU를, 그 외 가벼운 용도로는 SSD를 우선적으로 선택하도록 하자.

smart PC사랑 | 김희철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