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연체율도 높아...재정 건전성 경고등
이석용 농협은행장 리더십 한계 우려까지
[smartPC사랑=김호정 기자]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이 올 들어 대규모 배임·부당대출 등 내부 금융사고 여파에 재정건전성까지 경고등이 켜지면서 리더십 한계 논란에 직면하고 있다. 내달 국정감사에서도 '정치권의 때리기'가 혹독할 것으로 예상돼 CEO 교체 명분만 쌓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오름세를 보인 부실채권 비율이 상반기에도 높은 비율을 유지한 가운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NH농협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가장 높게 나타나 경영 안정성 유지에도 부담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의 올해 상반기 고정이하여신 비율은 0.42%를 기록해 5대 은행 중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전년 동기(0.29%) 대비 0.13%p 증가한 수치다. 하나은행을 제외한 은행권들의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모두 상승한 가운데 국민은행 0.37%로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 0.25%, 우리은행 0.23%, 하나은행 0.23%였다.
은행 대출은 건전성에 따라 다섯 단계(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 손실)로 나뉘는데,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고정, 회수의문, 추정 손실 여신이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연체 기간이 3개월 이상 된 채권으로 대출금 회수가 어려운 부실채권으로 여겨진다.
앞서 농협은행은 지난해 말에도 5대 은행 중 고정이하여신 비율이 가장 높았다. 농협은행의 지난해 말 고정이하 여신비율은 0.37%로 5대 은행 중 최저인 우리은행(0.18%)보다 두 배나 많았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연체율도 가장 높게 나타나 재정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주요 은행들의 연체율이 0.27~0.30%에 머무른 반면 농협은행은 0.44%의 연체율을 기록했다.
농협은행의 연체율 상승은 기업 대출의 연체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의 전년 동기 기업 대출의 연체율은 0.43%였으나 지난해 말 0.51%로 뛰었고, 올해 상반기 연체율 상승세가 유지됐다. 특히 기업 대출 가운데 중소기업 연체율은 전년 동기 0.51%에서 올해 상반기 0.62%로 올라서며 연체율 상승을 이끌었다.
농협은행의 연체율이 다른 시중은행보다 높은 건 농업인 지원 등을 감안해 완화된 대출 규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DSR 70%와 90%가 넘는 고DSR 대출은 전체 대출의 각각 5%, 3% 내에서 가능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반면 농협은행은 DSR 70%가 넘는 대출의 비중은 전체 대출의 15%, DSR 90% 초과 대출 10% 이내에서 할 수 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억제 기조에 들어가자 은행들이 기업 대출을 대폭 늘린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재정 건정성이 악화하자 농협은행은 건전성 관리를 위해 대손상각에 대한 대거 매각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올해 상반기 1624억원을 대손상각 처리했다. 아울러 회수가 어려운 3156억원의 기업 대출 채권을 매각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은행의 기업 대출 연체율이 5대 은행에 비해 상대적은 높은 점을 고려할 때 대출 집행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