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장애·초고령층 등에 1497억원 돌려줘
수도권 제외 44%, 시·군에 위치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4조 60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 판매와 관련해 은행권과 증권사 등이 자율배상을 진행하는 가운데 NH농협은행이 의사소통이 불가하거나 초고령층을 대상으로 불완전 판매를 진행한 것으로 밝혀졌다.
18일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이 농협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NH농협은행은 지난달 30일 기준 총 2만7650건, 2214억원의 배상을 마쳤다. 이 가운데 59.6%에 해당하는 1만6485건은 고령자 및 초고령자, 의사소통 장애가 있는 금융취약계층으로 나타났다. 농협은행이 취약계층에 불완전 판매한 금액은 1497억원으로 전체 보상 금액의 67.6%를 차지했다.
농협은행을 비롯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홍콩H지수 ELS 상품을 판매한 5대 은행은 지난 5월 금융분쟁조정위원회가 발표한 ELS 분쟁조정기준에 따라 자율배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기본배상비율에 더해 고령자는 5%p, 초고령자 및 의사소통 장애자에는 10%p를 가산 적용해 배상하고 있다. 여기에 고령투자자 보호 기준을 지키지 않은 경우는 추가 가산비율이 5%p 더 적용된다.
농협은행은 전국 1103개 지점 가운에 44%가 수도권 및 대도시를 제외한 시·군에 자리 잡고 있어 농어촌지역의 금융취약계층 피해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보인다.
박덕흠 의원은 "농협은행은 시군 지역 점포 비중이 높고 어르신 이용 비율도 높아 홍콩H지수 ELS와 같은 고위험 상품이 금융취약계층에 많이 판매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상품 구조가 복잡하고 투자 위험이 높은 상품은 고령 투자자에게 판매하기 전 단계별로 여러 차례 사전 확인 과정을 거치도록 하고 판매과정 녹취, 지정인 제도 등 현행 고령 투자자 보호제도가 현장에서 잘 이행될 수 있도록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