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시작한 어린이집 100호 건립 마쳐
지역 소멸 위기 농어촌에 보육 인프라 조성
함영주 "저출산 문제 금융이 주도적 해결해야"
주말·공휴일 돌봄공백 해소 위한 365 돌봄 프로그램 진행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저출산 영향으로 작년 한 해 동안 2000곳에 달하는 영유아 어린이집이 사라졌다. '보육 인프라'가 무너진 농어촌 지역은 인구 유출에 따른 지역 소멸 위기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농어촌뿐 아니라 도심에서도 문을 닫는 어린이집이 속출하면서 지자체와 교육청은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거나 통합·재구조화 등으로 폐원 막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2023년 보육 통계'에 따르면 작년 전국 어린이집은 2만8945곳으로 전년(2022년 3만923곳)보다 1969곳이 줄었다. 2018년 3만9171개였던 어린이집은 6년 사이 1만226곳이 문을 닫았다. 읍·면·동 기초자치단체를 통틀어 어린이집이 아예 없는 지역도 597곳이나 된다. 어린이집이 미설치된 기초지자체는 경북 112곳, 경남 109곳, 전남 101곳, 전북 81곳, 충남 51곳 등이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어린이집을 운영하지 않는 수도권 지역도 29곳으로 집계됐다.
정부, 지자체가 폐원 위기에 놓인 어린이집을 통합하거나 환경 개선, 인력 지원 등의 대책을 내놓는 동안 금융권에서도 '보육 공백'을 메우기 위해 인구 소멸 위기 지역을 중심으로 대안 마련에 나섰다.
가장 먼저 팔을 걷어붙인 건 하나금융그룹이다. 하나금융은 저출산 문제에 대응은 일과 가정의 조화로운 양립과 안정적 보육에서 출발한다는 인식 아래 2018년 1500억원 규모의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함영주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저출산 문제는 금융이 함께 고민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금융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한다"며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적인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저출산 위기 극복이 단순히 일회성 또는 단기적인 지원에 그치기보다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인 보육이 가능하도록 지역 사회의 인프라 조성이 필요하다는 데 주목했다.
농어촌 지역의 보육 인프라 유무는 지역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다. 도심에서 농어촌으로 유입되는 청년층에게는 다양한 생활 문화 인프라가 중요한데, 특히 영유아 부모의 경우 어린이집과 같은 보육 환경이 갖춰졌는지가 귀촌과 이촌을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한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인구 소멸 위기에 놓인 농어촌 지역 30개소에 어린이집을 건립하며 보육 사각지대를 해소하는데 기여했다. 그 결과 100호 어린이집 건립 프로젝트 진행 6년 만인 지난 10월 31일, 경북 봉화군에서 100번째 어린이집 '국공립 석포하나 어린이집'을 개원하며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날 개원식에 참석한 부모는 "저출생으로 보육시설이 많이 줄어드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격오지 마을 산자락에 이렇게 크고 쾌적한 환경과 양질의 보육 서비스를 갖춘 어린이집이 생기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소감을 전했다.
농촌과 도서 지역 외에도 각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지역 커뮤니티 기능을 포함한 복합센터 유형의 어린이집, 장애아 어린이집,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와 함께 하는 상생형 공동 직장어린이집,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위한 다문화 통합 어린이집을 건립하며 보육 취약 지역 곳곳에도 안정적인 보육 인프라를 구축했다.
인천 청라 지역에 개원한 상생형 공동 직장어린이집은 하나글로벌캠퍼스의 자연환경과 부대시설 이용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만들고, 보육 정원인 300명 중 절반 이상을 중소기업 근로자 자녀가 이용할 수 있는 상생형 공동 직장어린이집으로 개원했다.
99번째로 문을 연 국공립 회기하나어린이집은 다문화 통합어린이집으로 개원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의 보육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와 함께 100호 어린이집 건립을 통해 지역사회에 일자리를 창출하는 효과도 거뒀다. 전국 7519명의 영유아를 보살피기 위해 보육교사, 영양사, 간호사, 아동 심리상담사 등 총 1510명의 직·간접적인 고용이 창출됐다고 하나금융은 설명했다.
100호 어린이집 건립이 완료됐지만,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하나금융의 보육 지원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나금융은 300억원을 투입해 ‘365일 꺼지지 않는 하나돌봄어린이집’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 소방공무원, 간호사, 자영업 등 교대근무를 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주말 및 공휴일 돌봄반을 운영하며 돌봄 공백을 지원한다. 하나금융은 수요가 있는 지자체와 운영 협약을 체결하고 특화 돌봄 프로그램 개설, 운영 비용 등을 5년간 지원한다.
함영주 회장은 "틈새 없는 안전하고 질 높은 보육 환경을 조성하게 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저출산 문제 극복을 위한 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일과 가정이 균형을 이루고 대한민국을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나금융그룹이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